요란한 반전도, 거창한 사건도 없는데 오래 마음에 남는 영화들이 있다. 자극적인 소재 대신 인물의 얼굴과 하루하루를 가만히 따라가는 영화들. 이번 편에서는 큰 사건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붙잡는 한국 드라마 여섯 편을 소개한다.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서 다룬 코미디, 오스카 수상작, SF, 장르영화와는 결이 다른, 조용한 힘을 가진 작품들이다.이 시리즈가 주목하는 것 — 사건이 아니라 '지나가는 시간'앞서 다룬 장르영화들이 사건과 갈등을 동력 삼아 이야기를 밀어붙인다면, 이번에 소개할 여섯 편은 다르게 움직인다. 위기는 있지만 폭발하지 않고, 상처는 드러나지만 한 번에 봉합되지 않는다. 대신 인물이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과정, 가족이나 타인과 서서히 관계를 다시 맺어가는 과정을 오래 지켜본다. 화려한 사건보다..
같은 소재라도 어떤 장르에 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살인 사건은 스릴러가 되고, 재난은 좀비물이 되고, 복제된 인간은 SF가 된다. 이번 편에서는 이 블로그에서 다룬 한국 영화 7편을 통해, 감독들이 각자의 장르 안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짚어본다.장르는 포장지가 아니라 렌즈다흔히 장르 영화를 오락으로만 보지만, 좋은 장르 영화는 장르 그 자체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된다. 스릴러는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비춘다. 재난·좀비물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관찰한다. SF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질문을 먼저 던진다. 이 7편은 저마다 다른 장르를 택했지만, 하나같이 장르 공식을 도구 삼아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진실을 파헤칠수록 무너지는 사..
좋은 SF 영화는 극장을 나선 뒤에도 끝나지 않는다. 매트릭스를 본 사람은 한동안 거리를 걸으며 '이게 시뮬레이션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인터스텔라를 본 사람은 밤하늘을 다른 눈으로 올려다본다. SF가 다른 장르와 다른 지점이 여기 있다.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관 자체를 바꿔놓는다는 것.이번 편에서는 이 블로그에 리뷰가 올라온 SF·블록버스터 11편을 다섯 갈래로 묶었다. 현실을 의심하게 만드는 영화부터, 우주에서 인간을 다시 발견하게 만드는 영화, 그리고 히어로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신화까지 — 이 장르가 지난 수십 년간 우리에게 무엇을 상상하게 만들어왔는지 순서대로 짚어본다.하나, 현실의 경계를 의심하게 만드는 영화몇몇 SF는 스토리보다 질문 자체로 기억된다. 매트릭스는 "지금 보는 이 ..
아카데미 작품상은 매년 딱 한 편에게만 돌아간다. 그 한 편이 반드시 그해 가장 재미있는 영화라는 뜻은 아니다. 대신 그 시대의 할리우드가 "이게 영화라는 매체로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고 스스로 인정한 작품이라는 뜻에 가깝다. 그래서 작품상 수상작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재미있는 영화 목록이 아니라 '영화가 시대마다 무엇을 증명하려 했는가'의 기록이 보인다. 이번 편에서는 이 블로그에 이미 리뷰가 올라온 오스카 수상작·후보작 13편을 다섯 갈래로 묶어봤다. 순서대로 읽으면 할리우드가 70년 넘게 반복해서 감동받아 온 이야기의 패턴이 보일 것이다.하나, 시대를 정의한 명작의 계보몇몇 영화는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그 자체로 영화사의 좌표가 됐다. 대부는 갱스터 영화를 가족 드라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