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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 꼬리칸에서 엔진칸까지, 한 방향의 혁명

문화정 2023. 2. 16. 14:55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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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설국열차 포스터 
출처 : 나무위키
    한국영화 <설국열차> 꼬리칸의 반란

     

     

    기차 한 대에 인류 전체가 타고 있다. 앞칸에는 부유층이, 맨 뒤 꼬리칸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실려 있다. 이 영화의 혁명은 방향이 하나뿐이다. 뒤에서 앞으로, 꼬리칸에서 엔진칸으로. 문을 하나씩 열고 나아갈 때마다 이 세계가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가 한 칸씩 드러난다.

    기본정보

    항목 내용
    감독 봉준호
    각본 봉준호, 켈리 마스터슨 (원작: 자크 로브·장 마르크 로셰트의 그래픽노블 『설국열차(Le Transperceneige)』)
    출연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고아성
    개봉 2013년 8월 1일 (국내)
    상영시간 125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주요 수상 제34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제3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최우수작품상·감독상, 그 외 다수 국내 영화상 수상

    줄거리

    2014년, 79개국 정상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냉각 물질 CW-7을 대기 중에 살포하기로 합의한다. 그런데 이 실험이 실패하면서 지구는 걷잡을 수 없는 빙하기에 빠지고, 인류 대부분이 멸종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윌포드라는 인물이 만든 자급자족 열차, 스노우피어서에 올라탄 이들뿐이다.

    열차는 앞칸일수록 부유하고 꼬리칸일수록 가난하다. 꼬리칸 사람들은 좁고 불결한 공간에서 정체 모를 단백질 블록으로 연명하며 산다. 그중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오랫동안 반란을 준비해온 인물이다. 그는 오른팔 에드가(제이미 벨), 정신적 지주인 길리엄(존 허트)과 함께 봉기를 일으키고, 마약(크로놀)에 중독된 전직 보안전문가 남궁민수(송강호)를 협상으로 끌어들여 칸과 칸 사이의 문을 하나씩 열어나간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꼬리칸 사람들은 상상도 못 했던 풍경과 마주한다. 학교, 온실, 수족관까지 갖춘 앞칸의 삶은 그들이 겪어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그리고 그 문들을 다 지나 마침내 엔진칸 앞에 선 커티스는, 이 열차와 자신이 벌인 혁명의 진짜 구조를 마주하게 된다.

    엔진칸에서 밝혀지는 진실과 결말은 이 영화의 핵심이라 여기까지만 적는다. 아직 안 봤다면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걸 권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원작은 봉준호가 우연히 만화방에서 발견한 프랑스 그래픽노블이다. 자크 로브가 스토리를 쓰고 장 마르크 로셰트가 그린 『Le Transperceneige』가 원작이며, 봉준호는 이 작품을 접한 뒤 판권을 구해 영화화했다. 영화는 원작의 설정(빙하기, 계급이 나뉜 열차)만 가져오고 구체적인 사건과 인물은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둘, 칸 하나하나가 별도의 세트다. 제작진은 열차 칸마다 다른 미술 콘셉트를 적용해 실제로 좁고 긴 세트를 여러 개 만들었고, 카메라는 인물들이 이동하는 방향을 따라 옆으로 흐르듯 움직인다. 이 좌우 이동이라는 단순한 물리 법칙 하나로 신분 상승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시각화한 셈이다.

    셋, 봉준호 영화 특유의 블랙코미디가 살아 있다. 틸다 스윈튼이 연기하는 메이슨은 우스꽝스러운 가짜 이빨과 과장된 말투로 계급 폭력을 희화화하면서도 서늘하게 그린다. 참혹한 세계관 안에서도 이런 유머가 끼어드는 방식은 이후 〈기생충〉으로 이어지는 봉준호식 톤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넷, 국내외 배우가 뒤섞인 다국적 캐스팅이다.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같은 할리우드 배우와 송강호, 고아성 같은 한국 배우가 한 작품에서 각자의 언어로 연기한다(송강호와 고아성은 한국어로, 나머지는 영어로 대사를 한다). 국적이 다른 배우들이 뒤섞여 있다는 설정 자체가, 계급으로만 나뉘고 국적은 무의미해진 열차 안 세계와 맞아떨어진다.

    아쉬운 점

    혁명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구조라 중반부 이후로는 "문을 열고 다음 칸으로 간다"는 패턴이 다소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각 칸이 주는 시각적 충격은 크지만, 서사 자체의 굴곡은 크지 않다.

    또한 조연 인물들의 서사가 압축되어 있다. 에드가나 다른 반군들의 서사는 깊이 들어가지 못한 채 혁명의 도구로 소모되는 경우가 많다.

    정리

    〈설국열차〉는 SF 재난물의 외피를 쓴 계급 우화다. 열차라는 폐쇄된 공간과 앞뒤라는 단순한 방향성만으로 신분제 사회를 압축해 보여주고, 그 끝에서 커티스가 마주하는 진실은 혁명이라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봉준호가 이후 〈기생충〉에서 완성하게 되는 계급 서사의 원형을, 이 영화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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