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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한 남자가 앉아 있다. 그는 옆에 앉는 낯선 사람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다리 교정기를 차고 놀림받던 어린 시절, 미식축구 선수가 된 대학 시절, 베트남 전쟁, 그리고 평생 한 사람만 바라본 사랑까지. 듣는 사람이 믿든 말든, 그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 간다.
〈포레스트 검프〉는 윈스턴 그룸의 소설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남들보다 조금 느린 한 남자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20세기 후반 미국 역사의 현장을 차례로 지나간다. 제67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을 휩쓸었다.
기본정보
| 항목 | 내용 |
|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
| 출연 | 톰 행크스, 로빈 라이트, 게리 시니즈, 샐리 필드, 마이켈티 윌리엄슨 |
| 장르 | 드라마, 코미디 |
| 개봉일 | 1994년 10월 15일 (국내) / 2016년 9월 7일, 2024년 12월 4일 재개봉 |
| 등급 | 15세 관람가 |
| 러닝타임 | 142분 |
| 관객수 | 716,809명 (씨네21 집계 기준) |
줄거리
앨라배마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는 불편한 다리와 남들보다 조금 떨어지는 지능 때문에 늘 외톨이다. 그런 그에게는 두 사람이 있다. 아들이 남들과 똑같이 살 수 있다고 믿는 어머니(샐리 필드), 그리고 처음으로 친구가 되어 준 소녀 제니(로빈 라이트)다.
아이들의 괴롭힘을 피해 도망치던 어느 날, 포레스트는 자신이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재능 덕분에 대학 미식축구 선수가 되고, 졸업 후에는 군에 들어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다. 그곳에서 새우잡이 배를 꿈꾸는 전우 부바(마이켈티 윌리엄슨), 그리고 상관인 댄 중위(게리 시니즈)를 만나고, 전투에서의 활약으로 무공훈장을 받는다.
포레스트가 가는 곳마다 미국 역사의 중요한 장면이 펼쳐지지만, 정작 그는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그가 한결같이 신경 쓰는 것은 제니뿐이다. 그러나 제니는 포레스트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으며 방황하고, 두 사람은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 톰 행크스의 연기. 자칫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는 인물을 끝까지 진지하고 따뜻하게 연기한다. 관객은 포레스트를 비웃는 대신 그를 응원하게 된다.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 역사 속으로 들어간 주인공. 포레스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고 굵직한 사건의 현장을 지나간다. 이런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구현한 덕분에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각효과상도 받았다. 미국 현대사를 알고 보면 장면마다 숨은 재미를 더 찾을 수 있다.
•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전우 부바와의 약속, 베트남에서 함께 싸운 댄 중위와의 관계, 방황하는 제니와의 인연이 포레스트의 삶을 채운다. 포레스트는 늘 그대로인데, 그를 만난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울림이다.
• 액자처럼 짜인 이야기. 영화는 벤치에 앉은 포레스트가 낯선 사람들에게 자기 인생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벤치 장면은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촬영되었다. 현재 시점의 포레스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야 드러난다.
아쉬운 점
• 역사를 너무 가볍게 지나간다. 전쟁과 인종 문제, 사회 운동 같은 무거운 사건들이 포레스트의 순진한 시선을 거쳐 비교적 가볍게 그려진다.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기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가볍게 느낄 수 있다.
• 제니라는 인물의 무게. 포레스트가 변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지는 만큼, 방황하는 제니의 선택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친다. 제니의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대목이 있다.
• 길다. 142분 동안 여러 시대를 차례로 지나가기 때문에, 중반부 이후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구성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정리
〈포레스트 검프〉는 크게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간 한 사람이, 결국 주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이야기다. 30년이 지나 두 번이나 재개봉할 만큼 오래 사랑받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처음 본다면 포레스트의 이야기를, 다시 본다면 그 곁을 지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