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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 폐허가 된 바르샤바에서 살아남는 법

문화정 2023. 3. 22. 17:28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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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아니스트> 포스터 
출처 : 나무위키
    영화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슈필만은 방송국에서 쇼팽을 연주하던 중 포격을 맞고 거리로 뛰쳐나온다. 그날 이후 그는 음악가가 아니라 그저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이 된다. 로만 폴란스키는 이 실화를 스펙터클로 부풀리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텅 빈 도시에서 몇 년을 어떻게 버텨내는지, 그 지루하고 처절한 시간을 있는 그대로 따라간다.

    기본정보

    항목 내용
    감독 로만 폴란스키
    각본 로널드 하우드 (원작: 브와디스와프 슈필만 자서전)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치만, 프랭크 핀레이, 모린 립만
    제작국 프랑스, 독일, 영국, 폴란드 합작
    개봉 2002년 5월 24일(칸 영화제 최초 공개) / 2003년 1월 3일(국내 개봉)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주요 수상 제55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제75회 아카데미 감독상·남우주연상·각색상(3관왕)

    줄거리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라디오 방송국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던 피아니스트 슈필만(애드리언 브로디)은 방송 도중 포격을 맞고 거리로 뛰쳐나온다. 독일군의 폴란드 침공이 시작되면서 슈필만과 그의 가족은 수천 명의 유대인들과 함께 바르샤바 게토로 강제 이주된다.

    가족들이 결국 트레블링카 강제수용소행 열차에 오르게 되던 순간, 슈필만은 유대인 경찰로 일하던 지인의 도움으로 대열에서 빠져나와 홀로 살아남는다. 이후 그는 폴란드인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은신처를 옮겨 다니며 발각을 피한다. 1943년 바르샤바 게토 봉기와 1944년 바르샤바 봉기를 폐허가 된 건물 안에서 지켜보던 그는, 굶주림과 고독 속에서도 피아노를 치는 손짓만으로 음악을 붙들며 버틴다.

    이 영화의 결말부, 슈필만과 독일군 장교 사이에 벌어지는 일은 실화의 핵심이라 여기까지만 적는다. 아직 안 봤다면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걸 권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감독 자신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다. 로만 폴란스키는 어린 시절 크라쿠프 게토에서 탈출해 살아남았고, 어머니는 아우슈비츠에서 사망했다. 이 영화가 다른 홀로코스트 영화와 다른 온도로 느껴지는 이유는, 재현이 아니라 감독 자신의 기억에 가깝기 때문이다.

    둘, 대사 없이 홀로 버티는 시간이 영화의 절반을 차지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슈필만은 말할 상대도, 음식도 없이 텅 빈 폐허 속에 혼자 남는다. 폴란스키는 이 무음의 시간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늘어뜨려, 관객이 그 고립을 체감하게 만든다.

    셋, 실존 인물 빌름 호젠펠트의 존재. 슈필만을 발견하고 그를 살려준 독일군 장교 호젠펠트는 실제로 여러 폴란드인과 유대인을 구했던 인물로, 훗날 소련군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로 단순하게 나눌 수 없는 인물을 등장시킨 것이 이 영화의 균형감을 만든다.

    넷, 보이치에흐 킬라르의 음악과 쇼팽이 함께 흐른다. 실제 슈필만이 연주했던 쇼팽의 곡들이 극 중 피아노 연주 장면마다 그대로 쓰이며, 이야기의 감정을 대사 대신 선율로 전달한다.

    아쉬운 점

    슈필만이라는 인물이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에 휩쓸리는 관찰자에 가깝다 보니, 그를 둘러싼 조연들의 서사는 상대적으로 얕게 그려진다. 가족들의 이야기도 중반 이후 거의 등장하지 않아, 그들의 결말이 궁금한 관객에게는 아쉬운 지점이다.

    또한 후반부의 은신 생활이 실제 슈필만의 경험을 충실히 따르는 만큼, 극적인 기승전결보다는 반복되는 생존의 나날을 그대로 보여주는 구성이라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정리

    〈피아니스트〉는 영웅담이 아니다. 슈필만은 저항하지 않고, 대단한 결단도 내리지 않는다. 그저 하루를 더 살아남는다. 그 담담함이야말로 이 영화가 다른 전쟁 영화들과 다른 지점이고, 폴란스키가 자신의 생존 경험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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