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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유달은 보도블록 틈을 밟지 않고, 같은 식당 같은 자리에서 같은 메뉴만 먹으며, 이웃에게는 서슴없이 막말을 던지는 남자다. 이 영화는 이런 인물이 하루아침에 좋은 사람으로 변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강박과 무례함을 그대로 지닌 채로,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기본정보
| 항목 | 내용 |
| 감독 | 제임스 L. 브룩스 |
| 출연 | 잭 니콜슨, 헬렌 헌트, 그레그 키니어 |
| 개봉 | 1997년 12월 23일(미국) / 1998년 3월 14일(국내) |
| 상영시간 | 138분 |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 흥행 | 전 세계 흥행 약 3억 달러 이상 |
| 주요 수상 | 제70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잭 니콜슨)·여우주연상(헬렌 헌트), 제55회 골든글로브 코미디/뮤지컬 부문 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3관왕) |
줄거리
강박장애가 있는 로맨스 소설 작가 멜빈 유달(잭 니콜슨)은 정해진 규칙 속에서만 안정을 느끼는 인물이다. 손 씻은 비싼 비누는 한 번 쓰고 버리고, 귀가 후엔 문 걸쇠를 몇 번씩 확인하며, 이웃과는 말을 섞지 않는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견디는 사람은 단골 식당의 웨이트리스 캐럴 코넬리(헬렌 헌트)뿐인데, 캐럴은 만성질환을 앓는 아들을 홀로 키우느라 자신의 삶을 뒤로 미뤄온 미혼모다.
멜빈의 이웃인 게이 화가 사이먼 비숍(그레그 키니어)이 강도에게 폭행당해 크게 다치면서, 멜빈은 얼떨결에 사이먼의 개를 떠맡게 된다. 개를 돌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 멜빈은 캐럴에게도 서투르게 다가가려 하지만, 그의 무례함은 매번 관계를 위태롭게 만든다. 사이먼의 회복을 계기로 세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 여정에서 각자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아카데미 남녀 주연상을 동시에 가져간 흔치 않은 작품이다.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가 같은 해 나란히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한 영화에서 두 주연배우가 함께 연기상을 받는 사례는 드물다.
둘, 멜빈은 '고쳐지는' 인물이 아니라 '견뎌내는' 인물이다. 영화는 그의 강박을 낭만화하지 않는다. 그는 끝까지 까다롭고 서툰 사람으로 남지만, 그 안에서 아주 조금씩 타인을 향해 마음을 여는 폭이 넓어질 뿐이다.
셋, '당신은 내가 더 나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라는 대사가 오래 회자된다. 이 대사가 힘을 갖는 이유는, 그가 실제로 완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걸 관객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넷, 세 주연 배우가 각자 다른 방식의 소수자성을 안고 있다. 강박장애가 있는 멜빈, 생계와 돌봄에 지친 싱글맘 캐럴, 증오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게이 화가 사이먼까지, 1997년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치고는 이례적인 조합의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끈다.
아쉬운 점
멜빈이 캐럴과 사이먼에게 던지는 모욕적인 발언들은 코미디로 소비되는 장면이 많아, 지금 기준으로 보면 웃어넘기기 불편한 순간들도 있다. 특히 초반부 캐럴을 향한 언사는 관객에 따라 유쾌함보다 불쾌함이 앞설 수 있다.
또한 138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세 인물의 서사를 고르게 배분하려다 보니, 후반부 전개가 다소 빠르게 정리된다는 인상을 준다.
정리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제목은 역설적이다. 멜빈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상태란 완벽한 행복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대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 조금의 변화를 향해 가는 과정이 이 영화가 30년 가까이 회자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