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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슬레이드 중령은 앞을 보지 못하지만, 향기만으로 낯선 여자의 모든 것을 읽어낸다. 그런 그가 정작 자기 삶의 방향은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라는 게 이 영화의 아이러니다. 알 파치노가 시각장애를 연기하며 만들어낸 프랭크는, 거칠고 자기파괴적이지만 그 안에 명예에 대한 감각만은 잃지 않은 인물이다.
기본정보
| 항목 | 내용 |
| 감독 | 마틴 브레스트 |
| 원작 | 1974년 이탈리아 영화 〈여인의 향기〉를 미국 배경으로 각색 |
| 출연 | 알 파치노, 크리스 오도넬, 필립 시모어 호프먼, 가브리엘 앤워 |
| 개봉 | 1992년 12월 23일(미국) / 국내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 |
| 상영시간 | 157분 |
| 제작비·흥행 | 제작비 약 3,100만 달러, 전 세계 흥행 약 1억 3,410만 달러 |
| 주요 수상 | 제65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알 파치노), 제50회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작품상·남우주연상·각본상(3관왕) |
줄거리
명문 사립고 장학생 찰리 심스(크리스 오도넬)는 추수감사절 연휴 용돈을 벌기 위해, 퇴역 육군 중령이자 시각장애인인 프랭크 슬레이드(알 파치노)를 주말 동안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맡는다. 괴팍하고 신랄한 프랭크의 태도에 당황하던 찰리는, 그가 뉴욕으로 몰래 떠나려 한다는 걸 알게 되고 얼떨결에 동행하게 된다.
최고급 호텔과 리무진을 오가며 예상치 못한 며칠을 보내는 두 사람. 프랭크는 식당에서 만난 여성 도나(가브리엘 앤워)에게 다가가 탱고를 청하며 잠시 활기를 되찾지만,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한편 찰리는 학교에서 교내 비리를 목격한 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처지에 놓여 있는데, 프랭크는 뜻밖의 방식으로 이 문제에 개입하게 된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알 파치노가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던 그는 이 영화로 첫 오스카를 거머쥐었고, 실명 연기를 위해 실제로 눈의 초점을 흐리는 방식으로 시선 처리를 훈련했다고 알려져 있다.
둘,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다. 훗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게 되는 그가, 이 영화에서는 얄미운 부잣집 학생 조지 역으로 등장한다.
셋, 골든글로브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드라마 부문 작품상·남우주연상·각본상을 받았고, 크리스 오도넬도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넷, 탱고 장면이 대사 없이도 두 사람의 서사를 압축해 보여준다. 프랭크가 방금 만난 여성과 완벽한 탱고를 추는 이 장면은, 앞이 보이지 않아도 두려움 없이 삶에 뛰어드는 그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아쉬운 점
15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뉴욕 여행 파트와 학교 징계위원회 파트가 다소 느슨하게 연결된다는 지적이 있다. 두 축이 완전히 하나로 맞물리기보다는, 각각 독립된 이야기처럼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급히 합쳐지는 인상을 준다.
또한 프랭크가 극 중 보여주는 폭언과 자기파괴적 행동이 후반부에 다소 빠르게 정리되면서, 그의 변화가 다소 급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정리
〈여인의 향기〉를 지금도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유는 반전이나 사건이 아니라, 청문회장에서 프랭크가 찰리를 위해 쏟아내는 연설 한 장면 때문이다. 시력을 잃은 남자가 자신의 눈보다 더 또렷하게 정의와 명예를 짚어내는 그 장면은, 이 영화가 결국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를 마지막에야 분명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