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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은 케냐의 커피 농장도, 사랑한 남자도 끝내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이 영화가 그리는 건 정복의 서사가 아니라 상실의 서사다. 시드니 폴락은 아프리카의 광활한 풍경 위에, 소유하려 할수록 빠져나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얹었다.
기본정보
| 항목 | 내용 |
| 감독 | 시드니 폴락 |
| 원작 | 카렌 블릭센(필명 아이작 디네센)의 자서전 『아웃 오브 아프리카』 |
| 출연 | 메릴 스트립, 로버트 레드포드, 클라우스 마리아 브란다워 |
| 개봉 | 1985년 12월 18일(미국) / 1986년(국내) |
| 상영시간 | 161분 |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 제작비·흥행 | 제작비 약 2,800만 달러, 전 세계 흥행 약 2억 2,700만 달러 |
| 주요 수상 | 제58회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색상·촬영상·음악상·미술상·음향상(7관왕) |
줄거리
1913년, 덴마크 여성 카렌(메릴 스트립)은 남편 브로르 블릭센 남작(클라우스 마리아 브란다워)과 함께 영국령 동아프리카(현재의 케냐)로 이주해 커피 농장을 일군다. 남편은 곧 외도와 방탕한 생활로 결혼 생활을 파탄내고, 카렌은 점점 아프리카의 자연과 원주민 키쿠유족의 삶에 스스로를 의지하게 된다.
그러던 중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의 사냥꾼 데니스 핀치 해튼(로버트 레드포드)과 가까워진다. 데니스는 복엽기를 타고 카렌에게 아프리카의 풍경을 보여주는 등 낭만적인 시간을 함께하지만, 정착이나 결혼 같은 구속을 거부하는 인물이다. 카렌은 그런 그와 점점 더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안정적인 관계는 얻지 못한 채 갈등한다. 한편 커피 농장은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케냐의 상황도 요동친다.
이 영화의 결말부는 카렌이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정리하게 되는 계기와 맞물려 있어 여기까지만 적는다. 아직 안 봤다면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걸 권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실존 인물의 자서전이 원작이다. 카렌 블릭센은 실제로 1914년부터 17년간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운영했던 덴마크 작가로, 이 영화는 그녀가 필명 아이작 디네센으로 쓴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다. 극 중 등장하는 데니스 핀치 해튼 역시 실존 인물이다.
둘, 아카데미 7개 부문을 가져갔다. 제58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감독상·각색상·촬영상·음악상·미술상·음향상을 받았다. 다만 주연 배우들은 상을 받지 못했는데, 메릴 스트립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그해 수상은 〈황금 연못〉의 제럴딘 페이지에게 돌아갔다.
셋,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삼되 식민주의를 미화하지 않는다. 카렌이 원주민을 돕고 싶어 하는 선의의 외부인으로 그려지면서도, 영화는 그 선의 안에 있는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함께 짚는다.
넷, 존 배리의 음악이 풍경과 함께 기억된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존 배리의 스코어는 사파리 풍경과 결합해, 이 영화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소환되는 요소로 꼽힌다.
아쉬운 점
161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서사보다 정서와 풍경에 무게를 두는 편이라, 사건 중심의 전개를 기대하면 다소 늘어지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개봉 당시부터 '아카데미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모아놓은 영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아프리카와 원주민의 삶이 카렌이라는 백인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서만 그려진다는 점에서, 지금 기준으로 보면 시점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리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큰 스케일의 로맨스 영화지만, 정작 남는 건 사랑을 이뤘다는 감정이 아니라 사랑도 땅도 끝내 붙잡지 못했다는 상실감이다. 카렌이 아프리카를 떠나며 남기는 것은 소유가 아니라 기억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의 제목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그 자체로 이야기의 결말을 예고하고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