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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스트럭 - 달빛 아래에서만 통하는 사랑의 논리

문화정 2023. 4. 11. 16:16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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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문스트럭 포스터 출처 : 나무위키
    영화 <문스트럭>

    로레타는 서른일곱 살 과부다. 첫 남편은 결혼 2년 만에 버스에 치여 죽었다. 그녀는 그게 우연이 아니라고 믿는다. 시청에서 서둘러 식을 올린 탓에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번째 결혼은 정반대로 하기로 한다. 성당에서, 절차대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조니는 자상하고 성실하고 지루하다. 정확히 그녀가 원하는 조건이다.

    이 계획이 무너지는 데는 하룻밤이면 충분하다.

    기본정보

    항목 내용
    감독 노먼 주이슨
    각본 존 패트릭 섄리
    출연 셰어, 니콜라스 케이지, 올림피아 듀카키스, 대니 아이엘로, 빈센트 가르데니아, 존 마호니
    개봉 1987년 12월 (미국)
    상영시간 102분
    주요 수상 제6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셰어), 여우조연상(올림피아 듀카키스), 각본상(존 패트릭 섄리)
    그 외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줄거리

    로레타 카스토리니는 브루클린에 사는 회계원이다. 남의 가게 장부를 봐주며 산다. 숫자로 삶을 관리하는 사람이고, 자기 인생도 그렇게 관리하려 한다.

    조니 카마레리가 청혼하자 그녀는 받아들인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이번엔 실패하지 않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조니에게는 조건이 있다. 시칠리아에 있는 어머니가 위독해서 다녀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수년째 말도 섞지 않는 동생 로니를 결혼식에 불러달라는 것.

    로레타는 로니를 찾아간다. 지하 빵집에서 일하는 그는 한쪽 손이 의수다. 빵 절단기에 손을 잃었고, 그 사고가 형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날 약혼자를 잃었고 그때부터 인생이 멈췄다고 말한다. 로레타가 만난 건 조용한 시동생이 아니라, 아직도 화가 나 있는 남자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함께 밤을 보낸다.

    이야기가 흥미로워지는 건 여기서부터다. 로레타는 다음 날 미용실에 가서 흰머리를 염색하고 새 옷을 산다. 그리고 로니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간다. 무대에서는 〈라 보엠〉이 공연되고, 객석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운다.

    같은 시기 다른 가족들도 흔들린다. 아버지 코스모는 바람을 피우고 있고, 어머니 로즈는 그걸 알면서 모른 척한다. 로즈는 우연히 만난 대학교수와 저녁을 먹으며 남자들이 왜 바람을 피우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날 밤 브루클린 상공에는 유난히 큰 달이 떠 있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제목이 곧 설명이다. 'Moonstruck'은 달에 홀렸다는 뜻이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모든 비상식적인 선택—약혼자의 동생과 자는 것, 시칠리아의 어머니가 갑자기 회복되는 것, 아버지가 갑자기 마음을 돌리는 것—의 이유로 영화가 내미는 건 단 하나, 달이다. 인물들이 실제로 그렇게 말한다. 논리가 없는 게 아니라, 달빛 아래에서만 통하는 논리가 따로 있다는 설정이다.

    둘, 로레타의 직업이 캐릭터 설계다. 회계원은 숫자가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하는 사람이다. 로레타는 결혼도 그렇게 계산했다. 사랑 없음 + 성당 + 절차 = 안전. 이 등식이 하룻밤에 무너지는 이야기라서, 그녀가 회계원이라는 설정은 우연이 아니다. 영화 내내 그녀가 상대의 말을 끊고 "그건 말이 안 돼"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셋, 세 세대가 같은 밤에 흔들린다. 로레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머니 로즈는 남편의 외도를 견디는 중이고, 아버지 코스모는 늙는 게 무서워 도망치는 중이다. 영화는 이 세 사람의 밤을 같은 무게로 다룬다. 마지막에 온 가족이 부엌 식탁에 모이는 장면이 뭉클한 건 로레타의 문제만 풀려서가 아니라 셋이 동시에 제자리를 찾기 때문이다.

    넷, 각본이 남다르다. 존 패트릭 섄리는 원래 희곡을 쓰던 작가다. 훗날 〈다우트〉를 쓴 사람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대사가 유독 연극처럼 들리는 건 그래서다. 인물들이 감정을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말한다. 로니가 로레타에게 쏟아내는 긴 대사는 현실에서 아무도 저렇게 말하지 않지만, 무대 위 독백이라고 생각하면 완벽하게 작동한다.

    아쉬운 점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는 호불호가 갈린다. 감정을 최대치로 밀어붙이는 방식이라 과장으로 느껴질 수 있다. 셰어의 절제된 연기와 대비를 만들려는 의도지만, 취향에 안 맞으면 초반부가 버겁다.

    결말도 다소 편의적이다. 모든 갈등이 한 번의 아침 식사로 정리된다. 로맨틱 코미디의 규칙 안에서는 자연스럽지만, 앞부분에서 쌓아올린 각자의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 쉽게 풀린다는 인상이 남는다.

    정리

    〈문스트럭〉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안전한 선택을 포기하는 이야기다. 로레타가 로니를 택한 건 그가 더 좋은 남자여서가 아니다. 계산이 통하지 않는 쪽을 처음으로 골랐기 때문이다.

    1987년 영화지만 지금 봐도 낡지 않았다. 브루클린의 좁은 부엌과 오페라 극장, 그리고 그 위에 뜬 달이면 이야기에 필요한 건 다 갖춰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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