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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훈훈한 모성애 영화 같지만, <마더>는 그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하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 <괴물>에 이어 내놓은 이 작품은, 아들의 결백을 증명하려는 엄마의 사투를 따라가다 결국 모성애의 가장 어두운 얼굴과 마주하게 만든다.
기본정보
| 항목 | 내용 |
| 감독 | 봉준호 |
| 개봉일 | 2009년 5월 28일 |
|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
| 주요 출연 | 김혜자(엄마), 원빈(도준) |
| 상영시간 | 128분 |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 관객수 | 약 300만 명 |
줄거리
아무도 없는 갈대밭에서 혼자 무표정하게 춤추는 엄마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는 엄마는 아들 도준을 끔찍이 아끼지만, 도준은 나이답지 않게 자잘한 사고만 치고 다닌다. 어느 날 마을 여고생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그 옆에서 도준의 이름이 적힌 골프공이 나오면서 도준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구속된다.
아들의 결백을 믿는 엄마는 형사를 찾아가 사정하지만 이미 종결된 사건이라는 답만 돌아온다. 엄마는 도준의 친구 진태를 의심해 그의 집에서 핏자국이 묻은 골프채를 찾아내지만, 그 자국은 립스틱으로 밝혀지고 진태는 풀려난다. 변호사의 도움마저 받을 수 없게 되자 엄마는 직접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죽은 소녀가 어려운 형편 때문에 원조교제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녀의 휴대폰 속 남자를 찾아간 엄마는 그가 사건 당일의 목격자라는 걸 알게 되지만, 대화 도중 도준이 진범이라는 사실을 마주하고 만다. 당황한 남자가 경찰에 진술하려 하자 엄마는 순간적으로 그를 살해하고, 현장에 불을 지른 뒤 도주한다. 이후 지적장애가 있는 이웃 마을 청년 종팔이 진범으로 몰려 도준은 풀려나고, 엄마는 자신에게 침을 놓으며 다른 엄마들과 함께 관광버스 안에서 춤을 추는 모습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김혜자는 오프닝과 엔딩에서 무표정하게 춤추는 장면으로 엄마라는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압축해 보여준다. 128분 내내 이어지는 그녀의 섬세한 심리 연기가 이 영화를 이끄는 힘이다. 원빈 역시 <우리 형> 이후 5년 만의 복귀작에서, 지적 장애가 있는 도준의 미묘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2009년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국내 개봉 당시 영어 자막판을 함께 상영한 최초의 한국 영화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치밀한 연출과 사회 이면을 향한 시선이 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쉬운 점
결말이 주는 충격이 워낙 강렬한 만큼, 다소 무거운 정서를 감당해야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모성애를 기대하고 본 관객이라면 마지막까지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 다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이 영화가 의도한 지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오히려 그 지점에서 더 오래 곱씹게 되는 작품이다.
정리
<마더>는 모성애라는 익숙한 소재를 빌려와, 그 사랑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영화다. 결말의 충격과 별개로, 김혜자와 원빈의 연기만으로도 다시 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