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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아홉 살 아이를 떠맡게 된 두 사채업자. 영화 <담보>는 제목만 보면 냉랭한 범죄물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0년 추석 극장가에서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관객의 마음을 데운 이 작품은,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웃음과 눈물로 풀어낸 따뜻한 드라마다.
기본정보
| 항목 | 내용 |
| 감독 | 강대규 |
| 출연 | 성동일(두석), 김희원(종배), 박소이(어린 승이), 하지원(어른 승이) |
| 장르 | 드라마, 가족 |
| 개봉일 | 2020년 9월 29일 |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 러닝타임 | 113분 |
| 관객수 | 약 170만 명(손익분기점 돌파) |
줄거리
1993년 인천. 성격이 거친 사채업자 두석과 다소 엉성한 후배 종배는 떼인 돈을 받아내는 일을 한다. 두 사람이 찾던 채무자는 불법체류 신분의 승이 엄마. 어렵게 그녀를 찾아내지만 곧바로 단속에 붙잡혀 강제 추방되고, 두석과 종배는 얼떨결에 담보로 데려온 아홉 살 딸 승이를 입양이 정해질 때까지 책임지게 된다.
함께 지내는 동안 정이 들어버린 세 사람. 승이가 입양된 뒤에도 두석은 입양처가 승이의 이름조차 모른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연락을 시도하고, 결국 승이가 입양이 아니라 유흥업소에 팔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격분한 두석과 종배는 부산까지 달려가 승이를 데려온다.
승이를 다시 맡은 두석은 외국인 신분 문제로 입학이 거절되자 승이를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키고, 사채업 대신 다른 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아이를 키워낸다. 사춘기를 지나 대학 입시를 치르는 승이를 위해 시험장 앞에서 기도하고, 남자친구를 데려온 딸에게 꼬치꼬치 캐묻는 모습에서 영락없는 부모의 얼굴이 드러난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친엄마로부터 승이 친아버지의 소식을 전해 들은 두석은 승이를 친아버지에게 데려다준다. 종배는 두석의 결정을 원망하지만, 정작 승이는 두석을 아빠라 부르며 다시 그를 찾는다. 기쁜 마음으로 승이를 데리러 가던 두석은 도중에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실종된다. 외교관이 된 승이는 10년 만에 요양병원에서 두석을 찾아내고, 자신을 위해 꼬박꼬박 모아둔 통장을 발견하며 오열한다. 결혼식 날, 기억이 온전치 않던 두석은 마침내 승이를 알아보고 이름을 부르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가장 큰 힘은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성동일은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두석을, 김희원은 투덜대면서도 곁을 지키는 종배를 능청스럽게 그려내며 극에 숨통을 틔운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아역 박소이는 첫 연기임에도 상황에 맞는 섬세한 감정을 보여주고,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하지원은 대학생 승이의 성장과 재회 장면에서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극의 마지막을 채운다.
혈연 없이 시작된 관계가 진짜 가족으로 바뀌어 가는 서사도 이 영화의 미덕이다. 서태지 콘서트 표를 구하려 비상금을 털던 순간부터, 승이가 몰래 아르바이트를 해 낡은 구두를 새것으로 바꿔주는 장면, 그리고 두석이 승이 몰래 모아둔 통장까지 — 거창한 사건 없이도 일상의 디테일만으로 부성애를 쌓아 올린다.
아쉬운 점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설정이라고는 해도, 초반부 어린아이를 반강제로 담보처럼 데려오는 전개는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위기와 화해, 이별과 재회로 이어지는 감정의 굴곡이 다소 전형적인 신파 공식을 따르고 있어, 장르적 신선함보다는 익숙한 최루성 서사에 기대는 인상이 있다.
정리
<담보>는 화려한 반전이나 연출 대신, 배우들의 호흡과 일상적인 디테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2020년 추석 극장가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저력을 증명했듯,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싶을 때 꺼내보기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