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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계급이 보인다

문화정 2023. 3. 14. 12:37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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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생충 포스터
출처 : 나무위키

     

    기택네 가족은 반지하에 산다. 박 사장네 가족은 언덕 위 저택에 산다. 이 영화에서 두 집을 오가는 유일한 방법은 계단이다. 반지하에서 골목으로 올라가는 계단, 부잣집 마당에서 거실로 내려가는 계단, 그리고 그 밑에 아무도 몰랐던 또 다른 계단. 봉준호는 대사로 계급을 설명하는 대신, 인물이 오르내리는 높이로 그것을 보여준다.

    기본정보

    항목 내용
    감독 봉준호
    각본 봉준호, 한진원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개봉 2019년 5월 30일 (국내)
    상영시간 131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주요 수상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한국영화 최초), 제92회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4관왕)
    흥행 국내 누적 관객 약 1,031만 명,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줄거리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가족은 반지하 집에서 피자 상자를 접으며 산다. 어느 날 아들 기우(최우식)는 명문대생 친구의 소개로 부유한 박 사장(이선균)네 딸의 영어 과외를 맡게 된다. 이를 계기로 기우는 여동생 기정(박소담)을 미술 과외 선생으로, 아버지를 운전기사로, 어머니 충숙(장혜진)을 가사도우미로 하나씩 박 사장네 집에 들여보낸다. 넷 다 서로 가족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다.

    기택네 가족이 박 사장네 저택에 완전히 자리 잡아갈 무렵, 이 집에는 그들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는 게 드러난다. 그 비밀을 알게 되면서 두 가족의 평온해 보이던 동거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영화의 중반부 전환은 스포일러의 핵심이라 여기까지만 적는다. 아직 안 봤다면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걸 권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한국 영화 최초로 칸과 아카데미를 동시에 가져간 작품이다.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이듬해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4개 부문을 받았다. 비영어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건 이 영화가 최초였다.

    둘, 공간 자체가 인물의 처지를 말해준다. 기택네 반지하는 창밖으로 취객의 방뇨 장면이 보일 만큼 낮고, 박 사장네 저택은 마당에 잔디가 깔린 언덕 위에 있다. 두 집의 높낮이 차이, 그리고 그 밑에 존재하는 또 다른 공간까지, 영화는 수직 구조 하나로 계급을 설계했다.

    셋, '선을 넘는다'는 대사가 반복해서 나온다. 박 사장은 극 중 몇 차례 기택에게서 나는 냄새를 이야기하며 불쾌해하는데, 이는 그가 아무리 능력을 인정해도 결국 '선'을 긋고 있다는 뜻이다. 봉준호 감독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동선이 겹치지 않아 서로의 냄새를 맡을 일이 없는데, 이 영화에서는 동선이 겹치면서 냄새가 예민한 도구로 작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넷, 짜파구리 한 그릇에도 계급이 담겨 있다. 극 중 등장하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한우 채끝살을 얹는 장면은, 같은 음식도 누가 무엇을 얹어 먹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짧지만 상징적인 장면이다.

    아쉬운 점

    중반부의 전환이 워낙 강렬하다 보니, 이후 전개가 다소 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앞부분에서 공들여 쌓은 위장 취업의 디테일에 비해, 후반부는 갈등을 빠르게 격화시키는 쪽으로 속도를 낸다.

    또한 이 영화가 그리는 빈곤은 극단적으로 상징화된 형태다. 반지하와 저택이라는 두 극단 사이의 완충지대가 거의 없어서, 계급 문제를 다소 도식적으로 단순화했다는 평도 있다.

    정리

    〈기생충〉은 빈부 격차를 소재로 삼은 영화지만, 그걸 설교하지 않는다. 대신 계단 몇 개, 냄새 하나, 라면 한 그릇으로 보여준다. 개봉한 지 몇 년이 지나도 이 영화가 계속 언급되는 이유는, 결말이 주는 충격 때문이 아니라 그 상징들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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