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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 장군에서 노예로, 노예에서 검투사로

문화정 2023. 4. 15. 08:54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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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글래디에이터 포스터 출처 : 나무위키
    영화 <글래디에이터>

     

    막시무스는 로마 최고의 장군이었다. 황제의 신임을 받았고 병사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며칠 만에 가족을 잃고 사슬에 묶여 노예로 팔려간다.

    이 영화가 특이한 건 그가 복수하는 방식이다. 군대를 일으키지 않는다. 검투사가 되어, 로마 시민 수만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긴다. 황제를 죽이는 것보다 황제가 자기 백성 앞에서 초라해지는 쪽을 택한 셈이다.                                                       

    기본정보

    항목 내용
    감독 리들리 스콧
    각본 데이비드 프란조니, 존 로건, 윌리엄 니콜슨
    출연 러셀 크로우, 호아킨 피닉스, 코니 닐슨, 올리버 리드, 리처드 해리스, 지몬 혼수, 데릭 자코비
    개봉 2000년 5월 5일 (미국)
    상영시간 155분
    제작·배급 드림웍스 픽처스, 유니버설 픽처스
    흥행 전 세계 약 4억 6천만 달러
    수상 제73회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 의상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5개 부문)

    줄거리

    서기 180년, 게르마니아 전선. 로마군은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하고, 그 승리를 이끈 사람이 장군 막시무스 데키무스 메리디우스다. 노쇠한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막시무스를 따로 불러 뜻밖의 제안을 한다. 자신이 죽은 뒤 권력을 원로원에 돌려주는 일을 맡아달라는 것이다. 친아들 코모두스가 아니라.

    이 대화를 코모두스가 알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는 아버지를 죽이고 스스로 황제가 된 뒤, 막시무스와 그의 가족을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막시무스는 처형 직전 탈출하지만 스페인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아내와 아들은 죽은 뒤다.

    의식을 잃은 그를 노예상이 주워간다. 북아프리카의 검투사 흥행사 프록시모에게 팔려간 막시무스는 이름 없는 노예로 경기장에 선다. 그리고 이긴다. 계속 이긴다. 관중이 그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프록시모의 검투사단이 로마 콜로세움에 입성하면서 이야기는 방향을 튼다. 코모두스의 누이 루실라는 동생의 폭정에 반대하고 있었고, 원로원의 그라쿠스도 마찬가지다. 막시무스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이들에게 마지막 카드가 된다. 한편 코모두스는 군중이 이 정체불명의 검투사에게 환호하는 걸 지켜보며 점점 불안해진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하나, 계급이 시각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영화는 막시무스를 세 번 다른 위치에 놓는다. 전장에서는 말 위에 있고, 노예 시장에서는 무릎을 꿇고 있으며, 콜로세움에서는 모래 위에 서 있다. 그가 올려다보는 대상이 매번 바뀐다. 마지막에 그가 코모두스를 마주 볼 때,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높이에 선다. 이 배치는 우연이 아니다.

    둘, 올리버 리드는 이 영화를 끝내지 못했다. 프록시모를 연기한 올리버 리드는 1999년 몰타 촬영 중 세상을 떠났다. 남은 장면은 대역과 디지털 합성으로 완성했다. 지금 보면 어느 장면인지 알아채기 어렵다. 20년도 더 된 기술이라는 걸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고,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연기가 이 영화라는 사실이 극 후반부의 무게를 다르게 만든다.

    셋, 음악이 대사를 대신한다. 한스 짐머가 작곡하고 리사 제라드가 부른 곡들은 가사가 없다. 정확히는 어느 언어도 아닌 소리다. 막시무스가 죽은 가족을 떠올리는 장면마다 이 목소리가 깔리는데, 설명하는 대사가 한 줄도 없이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전달된다.

    넷, 역사와 허구의 경계가 흥미롭다. 막시무스는 가공의 인물이다. 반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코모두스, 루실라는 실존 인물이고 코모두스가 폭군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코모두스는 콜로세움에서 죽지 않았다. 192년, 목욕탕에서 레슬링 상대에게 목이 졸려 죽었다. 영화가 어디까지 사실을 따라가다 어디서 갈라지는지 알고 보면 각색의 선택이 보인다.

    아쉬운 점

    후반부의 정치 서사는 다소 헐겁다. 루실라와 그라쿠스가 세우는 계획은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결국 모든 것이 콜로세움의 일대일 대결로 수렴한다. 로마 전체가 걸린 이야기치고는 결말의 스케일이 좁다는 인상을 준다.

    또한 이 영화가 되살린 검투사 장르의 공식—억울하게 몰락한 영웅, 폭군, 관중 앞의 최후 대결—은 이후 20년간 수없이 반복됐다. 지금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익숙함을 만든 게 이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볼 필요가 있다.

    정리

    〈글래디에이터〉는 복수극이지만 복수의 방법이 남다른 영화다. 주인공은 칼을 들고 궁전에 쳐들어가는 대신, 자신을 무너뜨린 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민심—을 빼앗는 쪽을 택한다. 155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액션 때문이 아니라 이 목표가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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