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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이 나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조엘은 그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결심한다. 나도 그녀를 지우겠다고. 하지만 기억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하자, 그는 그 기억만큼은 지키고 싶어진다.
〈이터널 선샤인〉은 미셸 공드리 감독과 각본가 찰리 카우프먼이 함께 만든 로맨스 영화다. 원제는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우리말로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살'이라는 뜻으로, 18세기 영국 시인 알렉산더 포프의 시 구절에서 따왔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기본정보
| 항목 | 내용 |
| 감독 | 미셸 공드리 |
| 출연 |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일라이저 우드, 톰 윌킨슨 |
| 장르 | 멜로, 로맨스 |
| 개봉일 | 2005년 11월 10일 (국내) / 2015년 11월 5일, 2024년 12월 18일, 2026년 1월 21일 재개봉 |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 러닝타임 | 107분 |
| 관객수 | 2015년 재개봉 323,660명 (첫 개봉 당시 관객수를 넘어섬) |
줄거리
소심하고 말수 적은 남자 조엘(짐 캐리)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을 다시 찾아간다. 그런데 클레멘타인은 조엘을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대한다. 알고 보니 그녀는 '라쿠나'라는 회사에서 조엘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우는 시술을 받은 것이었다.
상처받은 조엘은 자신도 같은 시술을 받기로 한다. 하워드 박사(톰 윌킨슨)와 직원들(마크 러팔로, 일라이저 우드)이 잠든 조엘의 머릿속에서 클레멘타인과 관련된 기억을 가장 최근 것부터 차례로 지워 나간다.
기억은 다툼과 권태로 가득했던 마지막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사라진다. 그러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설레던 시절의 기억에 이르자, 조엘은 이 기억만큼은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잠든 채로 기억 속 클레멘타인의 손을 잡고, 지우개가 닿지 않는 마음 깊은 곳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만한 이유
• 거꾸로 흐르는 사랑 이야기. 영화는 연애를 끝에서부터 처음으로 되감아 보여 준다. 이별의 이유를 먼저 보고 사랑에 빠진 순간을 나중에 보기 때문에, 설렘이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시간 순서가 뒤섞인 구성 덕분에 두 번째로 볼 때 비로소 맞춰지는 장면이 많다.
• 무너져 내리는 기억의 풍경. 기억이 지워질 때 건물이 무너지고, 얼굴이 흐려지고, 공간이 뒤틀린다. 공드리 감독은 사라져 가는 기억을 눈에 보이는 풍경으로 바꿔, 관객이 조엘과 함께 꿈속을 헤매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 짐 캐리의 다른 얼굴. 과장된 코미디로 유명했던 짐 캐리가 조용하고 소심한 남자를 연기한다. 기분에 따라 머리 색을 바꾸는 자유로운 클레멘타인을 연기한 케이트 윈슬렛과의 대비가 두 사람의 관계를 더 생생하게 만든다.
• 재개봉으로 다시 쓴 기록. 2015년 개봉 10주년 재개봉 때 32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들어, 재개봉 영화로는 처음으로 첫 개봉 당시 기록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재개봉하며 오래 사랑받는 로맨스 영화로 자리 잡았다.
아쉬운 점
• 처음 보면 헷갈린다. 현재와 기억, 꿈이 설명 없이 뒤섞여 있어 처음 볼 때는 지금 장면이 언제인지 놓치기 쉽다. 집중해서 봐야 하는 영화다.
• 곁가지 이야기의 무게. 라쿠나 직원들 사이의 이야기가 중간중간 끼어드는데, 두 주인공의 이야기에 비해 덜 흥미롭게 느껴진다는 평도 있다.
•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사랑의 좋은 순간만큼이나 지치고 상처 주는 순간을 솔직하게 보여 준다. 가볍고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씁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정리
〈이터널 선샤인〉은 아픈 기억을 지우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묻는 영화다. 그리고 그 대답을 설명하는 대신, 한 남자가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잡으려 애쓰는 모습으로 보여 준다. 사랑이 끝난 뒤에 보면 더 크게 다가오는 영화다. 이미 본 사람이라면 한 번 더 보기를 권한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장면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